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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힐링 페이지

사소하지만 특별한 우리들의 일상안에서 이해하는 심리이야기

 오래전에 만난 초등 4학년이 기억나네요. 이 아동은 표면적으로는 또래관계 문제로 인하여 상담실에 온 경우였습니다. 아이를 만나고 부모님을 만나고 나서 확연히 이해되는 것이 있었는데 아이가 매우 의존적이라는 것이었죠.  무슨일 만 있으면 쪼르르 엄마나 선생님한테 달려가는  아이의 이런 모습은 적당한 선에선 현명한 대처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처리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것에 대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상황 대처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아동은 곧 5학년이 될 상황이었지만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교과목 시간표도  기억하지못했고, 학교외 학습을 하는 것에 대한 시간이나 심지어 또래들과의 약속 시간이나 과제물 제출 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 준비물을  제대로 챙겨가지 못해 같은 모둠의 친구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아서  이 아동에 대해선 이미 소문이 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동안 부모님이 바쁘셔서 돌봐주는 분이 대신 24시간 밀착 돌봄을 하고 있어서 그나마 학교 생활을 유지해 온듯 해 보였습니다. 

 담임선생님의 말을 듣고 또래 관계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부모님께서 다소 충격을 받아서 오신 경우여서 안타까움이 더 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위 아동은 지나친 돌봄안에서 발달해가며 겪어야 할 다양한 관계 경험과 환경 탐색활동,  그로인해 습득되는 사회적 이해능력이  매우 낮은 상태라고 이해되었습니다. 문제해결 능력이나 상황 대처능력이 경계선 지능 수준으로 나와서 또래 아이들한테 놀림도 많이 받고 갈등도 생기고, 실제로 상담실에 오기전에 학교에서 반아이와 몸싸움이 있었기까지 했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선 바쁘니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최고의 환경을 제공해주었다고 생각하셨는데 실은 반대로 아이에게 기대만큼의 최고환경은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아이의 정서상태는 불안이 높고 이미 중증정도의 아동 우울 상태였고 내적인 분노와 울분이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인간은 자유롭진 못하나 자율성은 보장받아야 자기나름대로 힘을 발휘 할수 있다고 보는데 위 아동 같은 경우엔 보호라는 미명아래 자율성을 통제 받은 경우죠. 정말 의도치 않게. 

부모님 상담와 함께 아동의 자율성을 발휘 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부모님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아동이  유치원에서도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늘 자신이 할수 있을만하다고 여겨지는 일들에 대해서도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도움을 청하고 하는것을 이상하게 볼 수는 없지만 도움을 받아서 해결이나 처리를 하느냐 아님 전적으로 대신 해주는것이냐는 전혀 다른 차원이랍니다. 

아이들이 행동이 굼뜨고 늘 바삐 돌아가는 상황에서 답답하니까 아이가 할수 있는 많은 다양한 영역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봄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어려도 만3세가 지나면 의외로 아이들이 스스로 할수 있는 것들(자기 몸 씻기, 밥상 셋팅하기, 자기 물건 정리하기...)이 많음에도 부모님들은 내 아이가 마냥 아기로 보이는가 봅니다. 

우리 모두는 발달합니다. 적어도 우리가 애초에 갖고 태어난 것을 자연스럽게 발달 하게 돕는게  최고의 환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솜힐링심리상담센터 장 이안나.    2019년 3월  13일

난 아직 준비가 덜 되었어요!! - 수줍은 내 아이

어렸을 때의 저는 매우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제가 아주 확실하게 아는(안심이 되는) 사람외에는 같은 동네에 사는 아주머니나 아저씨, 심지어 친척들을 만났을 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엄마 치마자락 뒤에 숨곤 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약간의 push가  들어오면 울음을 터뜨리곤 해서 제 별명이 '울례'였다고 지금도 명절때 간간이 나오는 소리죠. 

상담현장에서 아이건 어른이건 많이 수줍어해서 힘들어하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안타까운 것중 하나가 , 수줍어하는 것을 이상한 행동(증상) 이라고 여긴다는 거죠. 마치 수줍음 많고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사회부적응자 처럼 보는면이 적지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수줍어하는 것을 장애나 특정 질환으로 보지 않습니다.

아기들이 6~7개월 정도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알아차리죠. 이 맘때즈음이면 낯가림이 시작되는 이유가 여기 있는거랍니다. 이것이 수줍음의 시작이라고도보는데 어떤 아이들이 특히 더 수줍어할까를 살펴 보았더니,

하버드대 심리학자  Jerome Kagan의 보고에  의하면 15 ~ 20%의 아기들이 기질적으로 타고 난다고 해요. 이런 기질적 특성이 자라면서 환경에서 더 강화된다고 보는거죠. 

이유가 어쨌든 간에, 내 아이가 학교에서, 밖에 나가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그래서 뭔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게 뒤쳐질거라는 염려가 생길법한데 부모입장에서는 이것이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신다는 겁니다. 

제 기억에도 수줍어하고 사람들하고 있을 때 다소 긴장하고 내성적이라고 해서 제가  해야할것들이나 하고 싶은것들을 하지 못했거나 친밀감이 부족하거나 했던 기억은 없어요. 다만 시간이 좀 걸릴 뿐이죠.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은 자신이 믿을만한 확실한 증거를 찾는데 시간이 좀더 필요한거고 다른 표현으론 사람들과 친밀감을 나누기 위하여 좀 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 내 아이가 수줍음이 많은 아이라면 부모님들께서는 염두에 두시고 아래 방법들을 실천을 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아이가 살고 있는 환경을 탐색 할수 있도록, 그리고 그안에서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는게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더불어 아이에게 부모로써 아이 자신을 이해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려주시고, 내 아이가 혼자 노는것을 더 좋아한다면 어째서 그런지 이유를 알아보시는게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수줍어하고 부끄럼이 많은 내 아이에 대해 아무런 판단(선입견)도 하지 않고 아이와 수줍어하는 것에 대하여 대화를 해보는겁니다.  

부모가 되는 길은 결코 쉬운건 아니란걸 아실겁니다. 쉽지 않은것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죠. 다만 노력이 필요하단 의미이지 싶습니다.



다솜힐링심리상담센터 장  이안나.   2019년 2월 15일.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낙하하는 소리가 들릴정도 입니다.  "어머니, 아이가 ADHD 인거 같아요. 병원에 가보시는게..." 난감해 하시며 어렵게 말씀하시는 선생님은 뒤이어 우리아이가 어째서 ADHD인지 구체적인 증거를 나열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집중하는 시간이 짧아요, 주변을 잘 살피지 않아서 물건을 떨어뜨린다거나 아이들과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게 되요,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해요 등등등..

작은아이는 확실히 큰애랑 다른면이 많았어요. 함게 길을 가다가도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쳐다보느라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 좋아하는 것을 아주 잘 찾아내서는 한동안은 그것만 하고 지내기도 했어요.  느긋하게 라는  말은 거리가 멀었고.  집중하는 시간이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편차가 심했어요.  일명 에너자이저!! 이런 우리아이가 학교에 가서는 어떤 말을 들었을지 상상이 가시죠?

5월 정도되면 학교에서 유치원에서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을 어느정도 파악하게 됩니다.  이때가 되면 부모님께서 저처럼 심장 낙하하는 소릴 듣게 되시는 때이기도 하구요.  '우리 아이가 산만해서 수업에 방해가 된대요'   부모님의 그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가지요.  도대체 우리아이가 무엇때문에 그런지 ,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하지? 약을 먹여야하나? 막막하게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우리아이가 정말 ADHD 일까요? 제가 만난 아이들은 상당수가 ADHD가 아닌 어떠한 연유로 정서가 불안한 상태이거나  아님 기질적으로 자극추구(Novelty Seeking)가 강한 특성이 있는 아이들이었어요. 기질적 특성에서 자극추구란 말그대로 새로운 정보에 대해 감각적으로 기민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말합니다.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정보가 뇌에서 처리되기도 전에  동시에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또다른 정보에 반응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 산만해 보일수밖에요. 한가지에 집중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금새 다른 것에 관심을 보이고 시도해보니 때론 과욕을 부리는 것으로 보일때도 많답니다. 이것은 과한 활동성으로 드러나기도 하지요. 이런 아이들의 특징은 자신이 얻고자 하는 충분한 정보를 얻을 때까지 활동이 지속됩니다. 이러한 모든것이 산만함으로 보일때가 많겠지요? 

이런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내 아이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매우 불필요하고 제거되어야할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겠지요. 일단 그런 생각이 든다면 어떤 부모님도 내 아이에 대한 우려로 인해 긍정적으로 아이를 대하는게 어려울거라 생각해요.  바로  부모님이나 주위의 이러한 부정적반응이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됩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겠지요. 모든 특성은  + 기능과 - 기능이 있답니다. 잘 알려진 ADHD 또한 창조성(창의성)이나 기민함이라는  +기능이 있듯이 자극추구또한 다양한 + 기능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기질적특성이 시사하는 바는 바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라는 것입니다.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가득한 호기심이 세상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과 경험적 시도로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더 많이 경험할수 있도록 안전한 기회경험을 제공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산만하다고 통제하고 야단치기에 앞서 내 아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이해하고  산만함이라는 행동을 통해 경험될수 있는 다양한 세상에 대해 함게 해주는게 아이에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솜힐링심리상담센터 장  이안나.   2019년 2월 2일.

저를 곤혹스럽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뭘 제대로 할수 있는 능력이 안된거 같은데 뭐든지 한다고 나서니 말이죠. 가위질을 한다고 하다가 손을 베이는가 하면 자기가 그릇을 치운다고  하다가 깨기도 하고 엎지르기도 하고,더럽혀진 것을 치운다고 하다가 더 지저분하게 만들기도 하고 ... 정말 때론 이런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두손두발을 꼼짝 못하게 하고 싶다는 맘이 들때도 있을 법하지요. 


하루 종일 아이 뒤를 따라다니며 못하게 할 수도 없구요. 이럴 땐 정말 아무리 엄마지만 울고 싶을때도 있더라구요. 

아주 어린 자녀인데 유치원에서 어린이집에서, 아이에 대해 듣고 싶지 않은 피드백을 듣고 절망적인 기분으로 상담을 하러 오시는 부모님들을 만납니다. 부모의 효능감이 많이 사라진 상태에서 아이에 대해 말씀하실 때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 들이  '우리아이가 너무 산만해요,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요, 말썽을 많이 피워요' 입니다. 아이가 문제가 아주 많다고 생각하시곤  근심가득한 얼굴로 말씀을 하세요.  이럴 때 필요한게 내 아이의 발달적 특징에 대해 이해를 우선 해보자는 것입니다. 

만 서너살 때 아이들에게 필요한 발달과제가 과연 무엇일까요? 물론 개인차가 있기 마련이지만 사람이기에 이 시기에 보이는 그래서 발달을 이루는 특징말입니다. 이때의 아이들에게 가장 두루두루 보이는 특징이 앞서 말씀드린 "내가 할거야" 입니다. 이것을 긍정적인 표현으로 자율성이라고 하지요.  두돌이 지나서 손발이 자유로워지면서 아이들이 전엔 부모님께 의지했던 상당부분의 것들에 대해 스스로 하려고 하는 경향이 짙어지지요. 이때 심리적으로 내 신체의 자율성 즉 내가 컨트롤 할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약간은 과하게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게 됩니다. 나의 힘을 경험하는 동시에 실수를 경험하는데 이럴 때 부모님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미흡하고 서툴지만 그래도 자율성을 지지해서 자신에 대한 믿음을 주어야 나중에 자주성, 독립심이 발달하게 되고 자존감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실수를 하면 못하게 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방법을 알려주어서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주는것이 필요합니다. 때론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일을 벌이면 번거로운 상황이 생기다 보니 후딱 부모님이 해치우는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부모님의 이러한 의도를 알아차리기엔 어린 자녀들이 쉽진 않겠지요. 그러니 이러한 부모님의 태도는 의도한 것과는 달리 자녀의 자율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더 나아가서는 통제하는 것으로 영향이 미칩니다. 아이들이 무언가 자꾸 일을 벌이려고 할 땐 아이가 무엇 때문에 하고 싶어하는지 알아봐 주고 성공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지지를 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말썽쟁이, 산만한 아이, 고집불통이라고 판단하시기 전에 내아이의 발달단계가 어느정도인지 알아보시고 이해하시고, 기회를 주시고 그러고 난 다음에 뭔가 조정이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너무 이른 조정이나 개입은 아이의 자율성을 성장시키기 보단 저해시키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다솜힐링심리상담센터 장 이안나. 2019년 1월 24일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서로를 탓하는 말을 하게 되서입니다. 자녀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오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녀의 문제가 곧 부부의 문제가 되기도 하지요.  아이가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 또래들과 자주 투닥거린다고, 자신감이 없어서 늘 주눅들어 있는거 같다고 그래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셔서 가만히 부모님을  살펴보면 자녀의 모습은 부모님의 모습과 그다지 동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을 알게 됩니다. 

특히 우리가 잘알고 있는 성격측면에서 연결되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성격은 기질(선천성) + 환경(경험)으로 구성되고, 만 18세나 되야 형성이 완성된다고 봅니다. 어린자녀들은  성격형성이 되어가는 과정이라 기질적인 면에서  부모의 특성과 비슷한면이 많고, 부모는 이미 성격 형성이 완성된 상태에서 자녀들을 대하기 때문에 자녀의 성격 형성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건 당연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자녀를 보면 속상하죠, 그렇지만 속상해 하는 나의 자존감을 더 살펴보고 채워주어야 자녀가 자존감이 높아질수 있습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 어색하고 낯설음이 불편해서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상황을 피하게 됩니다. 이런 나의 생활습관이 자녀에게 비슷한 환경을 제공하게 되니 자녀도 자연스레 관계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게되겠지요. 말을 거칠게 하는 아이가 염려되신다면 부부의 대화습관을 살펴 보시는게 훨씬 더 효과적일 때가 많습니다. 의사소통방식이야말로 학습의 정수이니까요.

달갑지않은 아이의 모습이 나를 닮았다고 여겨질 때 기분이 어떠세요? 그때야 말로 어쩌다 어른이 된 나를 좀더 보살펴야 하는 때일지도 모릅니다. 나를 돌아보고 이해하고, 그제서야 자녀가 제대로 보일 수 있습니다.


다솜힐링심리상담센터 장 이안나 . 
2019년 1월 19일

거기다 막내여서 제 목소리를 낸다는것은 언감생심 꿈도 못꿀 일이었죠. 어쩌다 언니들에게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도 뭐 억울하면 울고마는 정도였죠. 그래서 외동인 친구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어요. 작은애가 7살 때 즈음이었던거로 기억이되는데...


방에서 놀다가 작은애가 울먹이면서 나와서는 형아가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뭔일이 있지 싶어서 물어봤더니 형아가 다 자기 맘대로 한다는거에요. 작은애 이야길 들으니 작은애 딴은 억울한 면도 있겠다 싶더라구요. 우는아일 달래주고는 큰애한테 물어봤죠. 큰애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자기가 더 재미있게 놀수 있는방법을 알려주었는데 괜히 저런다고, 동생한테 "다시는 너랑 안놀아 줄거야. 이젠 너 안데리고 다닐거야"라고 으름장을 놓았죠. 그 말을 듣고는 작은앤 더 서럽게 울고 말았어요. 큰애 말은 "너 형아 따라다닐거면 형아가 시키는데로 해" 였죠. 실은 작은애도 형아랑 노는게 재미있었구요. 결국엔 작은애는 형아와 평화협정을 맺었죠(중재자 -> 엄마). 형아와 노는것을 선택하고는 자신의 선택권은 살짝 형에게 넘겨주기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딱히 필요하지 않은 것은 과감히 넘기는것으로요.

자녀들을 둔 부모님이라면 겪을 법한 상황인데 실은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어떻게 개입할지 고민이 되기 마련입니다. 대부분은 아이들의 갈등 상황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서 상황을 끝내려고만 합니다. 갈등이란게 실은 서로간의 욕구수준이 맞지 않아서 발생하는것인데, 많은 욕구들 중에서 어느 욕구가 가장 우선인지를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차리는게 필요합니다. 이와 연관된 말 중에 소탐대실이 있지요. 내가 정작 필요한 것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행동하면 엉뚱한 것에 나의 모든 에너지를 쓰게 되서 결국은 늘 욕구불만 상태에 머물게 되어버립니다.

형제 갈등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보는것인데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욕구에 대해 알아차리고 충족하기 위해 협상하는것들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들이 다투는 과정에 개입할 때 자녀가 서로에게 가장 필요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하는게 우선입니다. 그것을 각자 알아차리면 그 다음은 아이들에게 맡기셔도 되지 싶습니다.


다솜힐링심리상담센터 장 이안나. 2019년 1월 11일

큰애가 5살 때 2살인 작은 아이를 업고 함게  처음으로 집앞 작은 어린이집으로 등원을 했습니다. 물론 큰아이는 저와 떨어지기 싫어했고 고맙게도 원장선생님께서 아이와 교실에 함게 하는것을 허락해 주셔서 아이의 모습을 관찰 할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선생님이 주도하시는 시간이 지나고 자유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낯선 상황에서 다소 긴장한 탓인지 큰아이가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두리번 거리는 모습이 보였고 그때 아이들이 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놀잇감을 집어들고 교실 바닥에서 자유로이 놀이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도 실은 큰아이가 어떻게 할지 긴장된 마음으로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잠시 후 나의 마음은 긴장감은 어디로 가고 흐뭇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아이들이 잡은 놀잇감은 같은게 하나도 없었고 각기 다 다른 놀잇감인데 신기하게도 다른 듯 같은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놀잇감을 친구에게 소개하고 노는 방법을 알려주고 친구가 가지고 노는 놀잇감을 해보기도 하고 어느새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상호작용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마치 각자의 취향과 선택을 존중하는것 같았어요. 그러면서도 내 스타일을 지키면서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였고 대부분 실제로 문제는 발생하지 않기도 하구요. 

집에 돌아와서 처음으로 어린이집이라는 작은 세상을 경험하느라  고단한지 곤히 낮잠을 자는 두 아이를 보면서 어제 저녁 괜한 긴장을 했던 나 자신과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말 내가 어째서 아이 어린이집을 보내는데 염려와 긴장을 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발달하면서 자기것을 고집하게 되죠. 즉 내가 좋은 것에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요구하고 때론 강요하면서 갈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말이죠...아이들은  제가 관찰 한 바대로 각자 자기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타인의 스타일을 인정한다는 것이죠. 따로 또 같이 라는....제가 엄마로서 이 점을 염려했던 것을 알게되었어요. 그래서 아이에게 딱히 필요하지 않는 정보(잔소리)를 남발하면서 나의 불안을 스스로 자극시켰던 거였죠. 


사람은 관계안에서 태어나 관계를 통해 자신을 만들어 갑니다. 즉 매우 본성적으로 관계기술이 생존의 전략적 전술로 사용하게 장착이 되어있다고 할수 있죠.  이러한 능력이 우리안에 있다는 것을 잊고 사는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은 이러한 본성을 잘 발휘하죠. 어른들이 관여하고 통제하기 전까지는요. 

 곧 새학기가 시작이 됩니다. 어느때부터인가 '새학기 증후군' 이란 용어가 사용되곤합니다. 이런 증상이 어디서 부터 시작이 된것인지 다시한 번 생각해야 하지 싶습니다.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 어른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들이 그들 스스로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를 관찰하고 함게 해주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다솜힐링심리상담  센터장 이안나.          
2019년 1월 3일